혹자는 삶을 제대로 알려면 죽음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죽어본 이가 없기 때문에 삶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고 합니다.
부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부활절이 되면 우리는 '부활을 축하합니다' 하며 인사합니다.
그런데 '부활'이라는 것이 삶처럼 죽어야 그 의미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영역이기에 축하인사는 하고 있지만
명확히 그 뜻을 알고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예수님처럼 부활해 본 이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하여도 부활에 관한 단서를 성경을 쫓아서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사도 바오로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4.19)
그리스도께서 죽고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 신앙의 바탕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에 머무셨다면 그분의 십자가는 아무 의미도 없고 잔혹한 죽음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1코린 15,20).
예루살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는 동안,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이 선택한 증인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또한 그분의 부활은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남긴 사건입니다.
첫 번째 증거가 빈 무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빈 무덤이라는 분명한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그분의 부활에 대해서 전혀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빈 무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완전히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의 시신을 훔쳐갔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첫 번째로 제자들 앞에 나타나심은 그분의 시신이 더 이상 무덤에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해줍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루카 24,6). 증인들은,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볼 수 있게, 잡을 수 있게 나타나셨고, 동시에 그들은 예수 그리스로의 육신이 수난의 흔적을 아직 지니고 있으며, 고난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바로 그 육신이었다고 증명하였습니다. 우리는 육신이 부활할 때, 우리가 어떻게 다시 육신을 지닐 수 있는가를 그분의 발현으로 예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이러한 신앙의 확증은 예수님께서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그분의 말씀은 신뢰할 수 있고 진실한 것임을, 그분은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니신 분임을,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음을 증명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에 그분은 그분의 말씀 안에, 교회 공동체 안에, 가난한 이와 고통받는 이들 안에, 몸소 세우신 성사 안에, 사제와 '특히 성체 형상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에 계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영광의 희망이십니다."(콜로 1,27)
크리스토프 쇤보른, ⟪가톨릭교회교리서해설⟫, 86-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