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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강론

부활 제2주간 화요일

"너는 이스라엘의 스승이면서 그런 것도 모르느냐?"(요한 3,10)


어제 복음에 이어서 요한 복음 3장의 내용인 예수님과 니코데모와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어제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시사하시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물과 성령을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요한 3,4)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위로부터 태어나야 한다고 하시며, 바람의 속성인 신비로운 성격을 빗대어서, 하느님의 행동이 바람처럼 심오하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러자 니코데모는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합니다.

니코데모뿐만 아니라, "인간은 자기의 능력으로는 성령의 일을 아는 데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선택된 백성이기는 하지만, 하느님에 대한 그들의 지식 역시 충만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느님의 세계를 유일하게 체험하신(1,18; 6,63) 예수님의 말씀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주석)

그것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십자가 위에서 영광스럽게 되시리라는 사건을 통해 밝혀질 신비입니다. 이는 모세가 광야에서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은 사건의 예형입니다. 뱀에 물린 자들이 믿음을 가지고 그 구리 뱀을 바라보면 병이 나은 것처럼, 이제 사람의 아들도 십자가 사건으로 들어 올려지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지만 우리는 니코데모처럼,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몰라하며 어리둥절할지 모릅니다. 은총의 사순시기를 지나 부활시기를 맞이했지만, 부활의 기쁨을 충만히 알려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일주일 정도 '성체조배와 함께 하는 대침묵'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2시간 연속, 저녁에 1시간해서 하루에 총3시간씩하는 대침묵 피정이었습니다.
성녀 대 데레사 묵상법으로 조배를 하였는데,
성체조배를 하면서 들었던 마음은 '성 토마스의 성체 찬미가'의 한 대목이었습니다.
'보고 맛보고 만져봐도 알 길 없고'
'주님과 사랑의 대화를 하려면 아직 멀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구절을 변경해서
너는 사제이면서 아직 이것도 못하느냐 하는 느낌과 비슷하였습니다.
물론 주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지만, '바람'과도 같으신 그분을 몇 시간만으로 알 길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말씀으로, 성사로, 교회 가르침으로, 양심 심지어 삼라만상 통해 참된 진리의 은총을 베풀어 주고 계심을 굳게 믿는 시간이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동안 중단 되었던 '지속적인 성체조배회'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많은 신자분들이 성체 조배를 통해서 주님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고, 그분의 위로 그리고 그분이 원하시는 바를 수행하며 이 시기를 이겨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