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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강론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사도 9,31~42(베드로 사도가 중풍병자를 고쳐주고, 죽은 이를 살렸다)
요한 6,60ㄴ~69(예수님께서, 당신의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라고 하시자, 베드로 사도가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믿는 것과는 달리, 복음에서는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을 유다인들은 알아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유다인들은 예수님이 공생활하실 때의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주로 요한 복음서의 저자 자신 속한 공동체와 대립하고 있는 에비온파(Ebionites)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들은 성체와 성혈을 안 믿는 것은 물론이요, 예수님의 신성도 받아들이지 못하던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혹은 논쟁은 끝나지 않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톨리과 루터교는 성찬 전례에서 축성된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실 때 그리스도의 실제 몸과 피를 먹고 마신다고 믿습니다. 한편 연합교, 침례교, 감리교 등 프로테스탄트들은 성찬 전례에서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것을 예수님의 생애와 행위를 은유적으로 기념하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개혁교회는 성찬 전례에서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는 순간 주님께서 영적으로 그들과 함께 현존하신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는 내 몸이다"를 은유적으로 말씀하셨다면, 오늘 복음과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신이 하신 말씀을 이렇게 설명하셨을 것입니다. '제가 한 말은 십자가 희생 죽음을 통해서 여러분을 구원할 것을 알려주기 위한 은유적인 표현'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열두 제자에게 질문을 하셨습니다.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6,67)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한 이 말씀을 오늘 묵상해 보셨으면 합니다.
참고로 이 말씀의 어감은 '아니라고 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질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이죠. "너 정말 떠날꺼니." 혹은 "너희만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을 거야, 그렇지?"



참조: 송봉모, [비참과 자비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