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화요일(사도 7,51-8,1ㄱ; 요한 6,30-35)
말씀의 초대
제1독서 : 사람들이 돌을 던질 때에 스테파노는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시오.” 하고 외치며 숨을 거둔다.
복음 :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생명의 빵이시라며, 당신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라고 하신다.
+ 찬미 예수님
4세기에 활동했던 에프렘(Ephraem, 306?∼373)이라는 성인은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요한 6,33)는 말씀을 두고 다음과 같이 전합니다.
“광야에서 당신이 만드신 빵으로 군중을 배불리시고 카나에서 당신이 만드신 술로 사람들을 흡족하게 하신 일은 당신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실 때가 오기까지 사람들의 미각을 준비시키시기 위한 것이었다.”
대중 매체를 보면,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그 프로를 보고 있으면, 밥을 먹고 있음에도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약 하나로 모든 영양을 해결하고 싶은 저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이고 음식을 먹는 데 있어서도 영양도 중요하지만 맛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운동할 때에도 워밍업을 하고 해야 하듯이, 음식을 먹을 때에도 단순히 먹으면 무조건 맛이 있는 건 아닌 것처럼,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우리 인간에게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오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맨 처음부터 준비 단계도 없이 너를 구원하겠다고 하시지 않으십니다. 밥짓기로 말하자면 ‘뜸 들이기’라 할 수 있겠는데요. 에프렘 성인의 말에 따르면, 모세 시대 때에는 광야에서 만나를 내려 주셨고, 예수님 시대 때에는 물을 포도주로 만들어 주셨는데, 이것이 우리가 지금 예수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실 수 있도록 미각을 준비시킨 거라고 에프렘 성인은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미각이란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에 담긴 피를 거부감 없이 모실 수 있도록 해 주신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믿음의 미각’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아요.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믿음의 미각’를 준비시키셨던 것이죠.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 우리가 모시는 성체는 한 입에 쏙 들어가는 동그란 모양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알약’처럼 주님께서는 우리 손바닥 위에 생명의 빵의 형태로 살포시 오십니다. 이 성체가 나에게 오기까지 하느님께서 구약과 신약이라는 장구한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기에 매일 매일 모셔도 영적으로 허기지고 목마른 우리에게 생명의 빵과 구원의 음료로 오시는 주님께 감사하며, 주님을 내 안에 모실 마음의 준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