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42-5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2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43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4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45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46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47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8 그러나 만일 그가 못된 종이어서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49 동료들을 때리기 시작하고 또 술꾼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면,
50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51 그를 처단하여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내가 침대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있다. 그것은 의자다. 책상용 의자가 하나 있는데 어느 날 까만 플라스틱이 주변에 떨어져 있었다. 몇 개는 깨져 있었다. 이 현상이 계속되었다. 치우기가 귀찮아서 여기저기 돌려 보니, 원인은 의자 바퀴에 있었다. 바퀴가 삭은 것이다. 꽤 오래된 의자로 보인다. 이 참에 구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아보니 바퀴만 교체할 수 있었다. 하마터면 낭비를 할 뻔했다. 부품 교체로 간단하게 끝나는 일이었던 것이다.
복음에서는 깨어있음과 충실함에 관한 예화를 들려주고 있다. 이는 종말 담화로써 회개와 사명을 강조한다. 눈치 보고 죄지으며 살지 말고, 하느님 말씀에 따라서 살아가야 함을 이야기한다.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가 집에서 혼자 있을 때 그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로 흘러간다. 그러기에 복음에서는 그 부분을 다시 강조한다.
주님이 재림한다는 것을 알고 믿으면 이론적으로 보면 아무렇게나 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 망각 때문이지 모르겠다. 이기심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 원인을 알게 되면, 아마도 의자를 쉽게 고치듯이 우리 삶도 쉽게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세상의 주인이 와서 심판한다고 하는데, 제정신이 아니고서야 그것을 믿지 않을까. 하긴 요즘은 믿는 사람들이 더 이상한 행동을 하니 할 말은 없다.
코로나 19로 여러 경험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세상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성경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의 태도가 점점 이해가 된다. 주님의 인내에 경외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