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복음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를 선포하며,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게 하려고 가르친다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고 물으시고는,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신다(복음).
제1독서
<과거의 모든 시대에 감추어져 있던 신비를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려고 나는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1,24―2,3
형제 여러분,
24 이제 나는 여러분을 위하여 고난을 겪으며 기뻐합니다.
그리스도의 환난에서 모자란 부분을 내가 이렇게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내 육신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25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당신 말씀을 선포하는 일을 완수하라고 나에게 주신 직무에 따라,
나는 교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26 그 말씀은 과거의 모든 시대와 세대에 감추어져 있던 신비입니다.
그런데 그 신비가 이제는 하느님의 성도들에게 명백히 드러났습니다.
27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 나타난 이 신비가
얼마나 풍성하고 영광스러운지
성도들에게 알려 주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에 계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영광의 희망이십니다.
28 우리는 이 그리스도를 선포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게 하려고,
우리는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타이르고 모든 사람을 가르칩니다.
29 이를 위하여 나는 내 안에서 힘차게 작용하는
그리스도의 기운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2,1 사실 여러분과 라오디케이아에 있는 이들,
그리고 내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 모든 이들을 위하여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여러분이 알기 바랍니다.
2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여러분과 그들이 마음에 용기를 얻고 사랑으로 결속되어,
풍부하고 온전한 깨달음을 모두 얻고
하느님의 신비 곧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갖추게 하려는 것입니다.
3 그리스도 안에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물이 숨겨져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62(61),6-7.9(◎ 8ㄱ)
◎ 내 구원, 내 영광 하느님께 있네.
○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내 희망이 오리니, 내 영혼아, 그분을 고요히 기다려라. 그분만이 내 바위, 내 구원, 내 성채. 나는 흔들리지 않으리라. ◎
○ 백성아, 언제나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 앞에 너희 마음을 쏟아 놓아라. 하느님은 우리의 피신처이시다. ◎
복음 환호송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11
6 안식일에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그곳에 오른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7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을 찾으려고,
그분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시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8 예수님께서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이르셨다.
그가 일어나 서자 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10 그러고 나서 그들을 모두 둘러보시고는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그렇게 하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11 그들은 골이 잔뜩 나서 예수님을 어떻게 할까 서로 의논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 연구(신약성경 주해)
- 생명이 위독한 경우에는 안식일일지라도 목숨을 구해야지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유다교의 법 해석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반 병자까지 고쳐주는 좋은 일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을 해치는 것이라고 하신다.
말씀 묵상
1.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시는 장면입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보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신 예수님에 눈길이 가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율법의 전문가답게(?)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는지 마는지에 불순한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2. 안식일에 병을 고치는 것은 율법에 금지된 노동행위입니다. 하지만 생명이 위독하다고 여겨질 때에 한해서는 안식일에도 병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는 일이 해가 질 때까지, 곧 다음 날까지 기다릴 수 없을 만큼 위급했는가 하는 점입니다.(주해)
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보인 태도로 추정해 보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은 생명이 위독한 경우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 지난 뒤에 그를 고쳐주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4.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모든 것을 아시고도 그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고 병자를 고쳐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루카 6,9)
5. 이는 안식일에 좋은 일, 목숨을 구하는 일인 병자 치유는 노동일지라도 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말씀이십니다. 오히려 안식일에 노동을 핑계로 병자를 고치지 않는 것은 남을 해치는 것이며 그를 죽이는 처사라는 말씀입니다.
6. 오늘 복음의 결론을 보면, 병자는 안식일 정신에 맞게 예수님을 통해서 치유가 됩니다. 오그라든 손을 펴져서 자유로워졌습니다. 하느님의 권능이 그를 새롭게 했습니다. 하지만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안식일에 예수님을 해치고 죽이고 싶은 오그라든 마음으로 골이 잔뜩 나게 되었습니다. 한 장소에서 누구는 치유가 되었지만, 누구는 치유 과정을 보고도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예수님께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맙니다.
8.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이 바로 잡아주신 안식일 정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는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니라 살리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마음과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