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1독서는 야곱이 하느님과 씨름하는 내용입니다.
야곱은 하느님의 축복에 매우 집착이 많은 인물입니다.
야곱은 친형 에사우가 있었는데,
허기진 친형 에사우에게 빵과 불콩죽을 줄 테니 맏아들 권리를 팔라고 합니다.
그리고 야곱은 눈이 어두워 잘 볼 수 없게 된 아버지 이사악에게서
에사우의 복마저도 가로챕니다.
예비 복사 어린이들이 미사에 참례했는데,
이것은 마치 부모님이 본인에게 줄 엄청난 생일 선물 혹은 첫영성체 선물을
동생이 가로챈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 첫영성체 선물로 닌텐도 게임기나 스마트폰, 또는 옷 등등
본인이 바라는 게 있었는데,
그것을 동생이 가로챈 거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야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하느님의 축복을 야뽁강가에서 얻어냅니다.
처음 상황과 변화된 점은 이제는 복을 가로채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하느님의 축복을 얻어냅니다.
그러면 야곱이 하느님의 축복을 가로챈 뒤에 무슨 일이 생겼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났을까요?
야곱은 에사오의 복을 가로챈 뒤에 윤택하게 산 것이 아니라,
20년 동안 도망자 생활을 하였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당당하게 살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어머니 품이 아닌 생존의 현장에서 험난한 세상과 부딪히며 살았던 것이죠.
한 마디로 분투하였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과 싸워야 했고, 끊임없이 속이며 자신을 부려 먹은 외삼촌 라반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야곱은 축복(?)이 아닌 시련의 시기를 잘 견디고 버티었고
마침내 그는 야뽁 나루에서 홀로 밤을 지새우며 자기 인생의 의미를 알고
해석할 수 있게 되는 신비한 씨름을 하게 되는 축복의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시고, 두루 다니시면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고쳐주시는 장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십니다.
그분은 군중의 좋지 않은 처지를 아시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시며,
아버지께 '지원군'을 요청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나 혼자서 이 일을 다 하겠어.' 하시지 않고,
아버지께 도움을 청하십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저는 야곱의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서는 그를 어떻게 이끌고 계시는지를 볼 수 있었고,
야곱 또한 하느님께 어떤 마음으로 응답했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나 여러분이나, 변화되기 전의 야곱처럼 현세의 복만을 쫓으며 살아가거나
복음에서처럼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질문을 각자에게 해 보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혹시 오늘 야곱처럼 주님과 씨름을 할 시기라면, 성체를 모시면서 주님께 아뢰었으면 합니다.
참조: 최안나, [창세기 해설서], 성서와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