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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강론

연중 제6주일

마르 1,40-45.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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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 레위 13,1-2.44-46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악성 피부병이 걸린 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에 관한 말씀이다.

제2독서 : 1코린 10,31-11,1

사도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고, 훼방꾼으로 살지 말며,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하며 그리스도를 본받으라고 한다. 

복음 : 마르 1,40-45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를 치유하시는 사화다.


다음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자가 격리자 규칙 중 일부입니다.

자가격리대상자 생활수칙

  • 감염 전파 방지를 위해 격리장소 바깥 외출금지
  •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기
  • 진료 등 외출이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관할 보건소에 먼저 연락하기
  • 가족 또는 함께 거주하는 분과 대화 등 접촉하지 않기

자가모니터링 방법

  •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호흡기증상 등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지 스스로 건강상태를 체크
  • 보건소에서 하루에 1회 이상 연락드리며, 이때 감염 증상(*)이 있을시 알림

오늘 제1독서인 레위기를 보면,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사제에게 가서 판별을 받는다. 이후 악성 피부병에 걸린 것이 판명이 되면, 사제는 그를 부정한 이로 선언한다. 악성 피부병에 걸린 병자는 옷을 찢어 입고 머리를 푼다. 그리고 콧수염을 가리고 '부정한 사람이오'. '부정한 사람이오.' 하고 외친다. 병이 나을 때까지 그는 부정하다. 그는 부정한 사람이므로, 진영 밖에 자리를 잡고 혼자 살아야 한다.

 

오늘 복음에서는 과거에 악성 피부병 중 하나인 한센병에 걸린 사람이 나옵니다. 

참고로 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에 한센병의 감염 경로에 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한센병의 원인균인 나균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나균은 대부분 비강을 통해 배출되며 치료 받지 않은 환자와 장기간 긴밀한 접촉을 할 경우 전파됩니다. 호흡기를 통해 혹은 상처가 있는 피부를 통해 나균이 침투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균의 감염력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치료를 받고 있는 한센병 환자나 후유증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전염력이 없습니다.

현재 관점에서 2000년 전과 그 이전을 바라본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해석이 됩니다. 마치 이런 것과 같습니다. 과거 사람들에게 왜 저렇게 힘들게 걸어 다녀, 비행기나 자가용을 타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식이 됩니다. 저는 반대로 의료 기술이 발달이 안 된 상황에서 당시에 저 방식은 최선의 방법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현재도 한센병의 원인균인 나균의 정확한 감염 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기에 더 그러합니다.

 

우리는 코로나 19 시대를 살면서 균은 물론이고 바이러스가 얼마나 공포스럽고 무서운지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소위 첨단 문명의 시대를 살면서 인간이 정말로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더없이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오늘 만나는 말씀은 당시에 사람들이 감염병 예방 측면에서 하느님이 주신 지식을 갖추고 있음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지금도 병원균과 바이러스에 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많은 이들이 죽음에 이르는데, 당시 지식 수준으로 그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해야 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사제와 같은 지도층의 경우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겠지만, 당사자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나날을 보내야 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어떤 나병 환자는 아무도 자신을 도와줄 수 없는 현실을 두고 분명 한탄 가운데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고,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이제는 아프면 사제가 아니라, 병원에 먼저 가야 합니다. 의료진에게 아픈 곳이 어딘지를 보이고 나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오늘 나병 환자가 보인 그 믿음을 간직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이 의료진을 통해서 저를 깨끗하게(낫게) 하실 수 있습니다."

한편 우리는 몸만 아픈 것이 아닙니다. 죄와 악습으로 인해 마음과 정신, 그리고 영혼이 병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당연히 사제를 찾아야 합니다. 내가 범한 모든 죄를 하느님과 신부 앞에 고백하고 화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 악성인 죄를 용서받고 다시 새사람이 되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의 아픈 죄를 바라보고 낫게 해 달라며 주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처럼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나 예수 그리스도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