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을 위하여(수요 일반 알현, 2015.6.10)
교회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계속 기도하라고 당부합니다. 병자를 위한 기도가 한시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개인적으로든 공동체 안에서든 더 많이 병자를 위하여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복음에 나오는 가나안 여자에 대한 일화를 떠올려 봅니다. 그 여자는 이교인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아닌 그 이방인 여자는 자기 딸을 치유해 달라고 예수님께 간청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의 믿음을 시험해 보시려고 처음에는 다소 모질게 대답하십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나는 이스라엘의 양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여자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엄마라면 자기 자식을 위하여 도움을 청하면서 결코 물러서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엄마들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싸웁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강아지들에게도 주인이 배불리 먹고 나면 무엇이라도 주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서 "하다못해 저를 강아지만큼이라도 대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마태 15,28)
질병 앞에서는 가정 안에서도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인간의 나약함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플 때에 가족의 유대가 더 강해집니다. 저는 자녀들에게 아플 때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교육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차단시키는 교육은 마음을 메마르게 만듭니다. ...... 우리에게 가장 귀하고 가장 소중한 사랑하는 이들이 쇠약하거나 아플 때, 가정은 우리 자녀와 우리 손주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생명의 학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족 가운데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족이 가까이 있어 준다는 것을 자녀와 손주가 이해할 수 있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 질병의 시간은 가족들이 함께 기도하고 가족들이 애정과 염려로 가까이 있어 주는 때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가정이 질병의 시련 속에서 홀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형제애에 대한 이토록 아름다운 체험을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교회의 형제애는 가정들이 고통과 괴로움의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 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가정마다 서로 가까이 있어 주는 그리스도교의 이 친밀함은 본당이 지닌 참다운 보화입니다. 지혜의 보화입니다. 이 보화 덕분에 우리는 힘든 시기를 겪는 가정들을 도울 수 있고, 어떤 많은 말보다 이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를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를 당신 사랑의 손길로 다독여 주십니다.
<기도 새명의 숨결>, 137~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