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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강론

하느님께 의탁 /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찬미 예수님

 

우리는 흔히 ‘하느님께 의탁’한다는 표현을 쓰고는 합니다.

이 표현을 풀어 설명하면 하느님께 몸과 마음을 의지하여 내어 맡기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 말 뜻을 잘못 이해해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미루어 의탁하기만 하고, 자기의 할 일을 소홀히 하는 경우는 잘못된 경우라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평일 미사 때 예수님께서 산상 설교를 통해 남다른 권위를 보이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병을 치유하시고 마귀를 쫓으시는 등 행동으로 남다른 권위를 보여주시게 됩니다.

 

오늘은 그 중 첫 번째로 나병 환자의 치유 이야기입니다.

<내 마음의 주치의>라는 책에서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예수님이 나병 환자를 어떤 과정으로 치유하셨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병자는 자발적으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분 앞에 다가와 엎드려 절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치유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예수님께 떠넘겼습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자신을 깨끗하게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병자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자유 안에서 병자를 만나셨고,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셨습니다. 그분은 병자를 도우셨고 그를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이제 병자의 책임도 요구하십니다. “깨끗하게 되어라.”라는 말씀은 결국 이러한 뜻을 지니지요. “나는 너를 받아들인다. 이제는 네가 네 자신에게 동의하고 네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치유 이야기를 보면, 그 다음 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나오지 않습니다. 분명 하느님을 위해서 사셨을 것입니다. 치유된 나병 환자 또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마 치유 이후의 삶은 그의 응답 여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곧,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며, 이제는 자기에게 주어진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이 그에게 주신 생명을 충실히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당연히 이 이야기는 우리 각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한번 잠시 묵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하느님께 의탁만 하고 그에 합당한 삶을 피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