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사는 나병에 걸린 시리아 사람 나아만 장수를 고쳐줍니다. 그러자 나아만은 이런 신앙고백을 합니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2열왕 5,15)
처음에 이 말을 장소로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에만 하느님이 현존하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그가 왜 이렇게 고백했을까를 생각해 보았는데, 오늘 독서에 나오는 뒤에 구절을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동안 이방 신에게 예배를 하였던 것입니다. 아마 자기가 섬기던 신에게 기도를 했지만 나병이 낫지를 않게 되었는데, 하느님(야훼)의 예언자를 말을 듣고 그대로 하니 낫게 된 뒤로 그는 이스라엘에만 신이 계시다고 고백을 하였던 것입니다. 물론 그 예언자의 말이 매우 간단하고 소박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이스라엘에만 계시지 않고, 두 세 사람이라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함께 계신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장소에 한정해서 하느님의 현존을 가둬둘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어디에서든지 현존하십니다. 그분을 느끼고 체험하고 깨닫고 하는 것은 내가 그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응답 혹은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한마디로는 '믿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곧 믿음은 하느님을 알아볼 수 있는 기본적인 내적 자세인 것입니다.
나아만의 저 고백은 오늘날 이렇게 바꾸어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 세상에서 예수 그리스도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