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 내용이 핵심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안에서 물이 솟는 샘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이다."(요한 4,14)
이 말씀은 성령을 가리켜하신 말씀이다. 세례를 통해 성령을 받은 뒤, 죄의 용서와 생명의 빵과 음료인 성체와 성혈을 영할 수 있는 상태이다. 이는 성령의 물로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인가? 예수님 말씀과 나의 현실이 왜 일치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변명을 해 본다. 나 역시 사마리아 여인처럼 믿기는 하지만, 예수님을 온전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다시 질문을 하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갈증'은 내가 생각하는 '갈증'과 다를 수 있겠다는 것이다. 나는 어쩌면 갈증이 아닌 것을 갈증으로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므리바와 마싸'에서 느꼈던 갈증을 나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갈증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영원히 '갈증 없음'은 충족이라기보다, 자유 사랑 믿음 연대 자선 등 보다 높은 차원을 말하는 게 아닐까.
오늘 영성체 후 기도와 백성을 위한 기도의 한 대목이 이 의문에 대한 힌트라고 믿는다.
"... 저희가 이 성사의 신비를 날마다 실천하게 하소서."(영성체 후 기도)
"... 주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의 계명을 완수하게 하소서."(백성을 위한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