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 집을 나간 적이 있습니다.
다만 기억이 전혀 나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때 겨우 수소문 끝에 누군가의 연락으로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당연히 부모님은 걱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잃어버린 양의 비유가 나옵니다.
목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위해서 백 마리 양 중에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는 그가 그 한 마리를 찾게 되면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하게 됩니다.
최근 코로나 19 상황으로 길 잃은 양과 같은 신자들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비율상 절반 정도 됩니다.
다수의 신자분들이 아직 성당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끝나면 돌아오기만을 기도할 뿐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릴 적에 길을 잃었을 때를 보면, 저는 길을 잃었는지 인식조차 못하고 앞만 보고 걸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은 없어진 자식을 찾기 위해서 애타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길 잃은 이의 심정과 찾는 이의 심정에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찾는 이가 길 잃은 이를 발견했을 때 기쁨은 복음에서 '더'라고 하였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인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과 그런 관계입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특히 '작은 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열 손가락을 깨물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듯이,
하느님께서는 모두가 소중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먼저 하느님 아버지의 양우리 안에 있는 신자가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아버지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도록 성숙한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길 잃은 이들, 작은 이들을 잘 찾아 나설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 말씀에 따라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그들을 하느님 가족인 형제자매로 인식합니다.
오늘 이 미사를 통해, 코로나 19가 빨리 종식이 되어서, 냉담하는 신자들이 아버지에게 돌아오기를 청하고,
'작은 이들'을 도우며 살아가기로 다짐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