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입니다.
성 마르티노 주교는 316년 무렵 헝가리에 태어나셨습니다. 그는 군인 시절 신비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걸인에게 자신의 외투 절반을 잘라 주었는데, 그날 밤 꿈속에 그 외투 차림의 예수님께서 나타나신 것입니다. 곧바로 세례를 받고 370년 무렵에는 프랑스에 있는 투르의 주교로 임명되어 프랑스 교회의 초석을 놓게 되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지혜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지혜는 혼자이면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자신 안에 머무르면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며, 대대로 거룩한 영혼들 안으로 들어가, 그들을 하느님의벗과 예언자로 만든다.”(지해 7,27)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는 지혜이신 하느님의 영에 사로잡히게 되자, 하느님의 벗과 예언자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는 복음환호송처럼,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을 모신 결과 많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성인이 걸인에게 자신의 외투 절반을 잘라 준 모습은 오늘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루카17,21)는 선언의 실재를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사랑이 충만한 나라입니다. 상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내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펼쳐지는 나라인데, 성인은 그 신비스런 나라의 모습을 연민과 자선으로 실천하였고, 예수님께서 그 모습에 감탄하시며 아마도 성인 꿈속에 나타나신 게 아닐까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의 대답처럼,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그분의 나라는 하느님의 지혜로, 하느님의 사랑으로, 작은 이들에게 우리가 베푼 선행으로 나타납니다.
영성체송으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가장 작은 내 형제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