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필수인 믿음
인간은 혼자서 살아가라고 창조된 존재가 결코 아닙니다. 한자에서 사람 인자를 보면 서로 기댄 모습입니다. 창세기에서는 하느님께서는 아담을 창조하시고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 곧 짝을 만드셨다고 합니다.(창세 2, 18) 인간은 서로 협력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전제가 되는 것이 서로의 신뢰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을 신뢰하기도 하지만 신뢰하지 않거나 배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에 협력이 원활하게 되지 않게 됩니다. 곧 사람이 사람을 잘 믿지않게 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살인, 전쟁과 같은 경우가 발생하면 아무나 믿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사람 간의 협력이 단절되고 서로를 미워하게 됩니다. 혐오가 일어나고, 분열이 일어나고 폭력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전제 조건은 신뢰, 곧 서로 간의믿음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미 이 진리를 바탕으로 인간을 창조하셨고, 끊임없이 이 진리를 인간에게 알려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사악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했을 때, 의심하지 않고 바치려고 했던 모습이며, 마리아께서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그대로믿었던 것에 있었던 것이며,
마침내 성자께서 성부의 말씀에 따라 수난의 길을 가신 것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는 물론이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도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인간은 물론이고 하느님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간을 향해서 하느님께서는 아직도 인간을 끝까지 믿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수난과 부활을 두 번째로 예고하십니다.
당시 제자들은 그 뜻이 감추어져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에 관해 두려워하였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이러한 제자들의 모습은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아브라함과 성모님과 같은 전적인 믿음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자들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인간들이 언젠가는 회개하리라는 믿음을 간직하셨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태초에서 성자의 수난과 부활까지, 그리고 오늘까지 주님께서는 우리가 진리에 따라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오롯한 믿음이며, 하느님께서창조하신 인간 공동체에 대한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