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추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무엇일까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풍요로운 추석처럼 오곡백과(五穀百果) 잘 먹고 잘 지내기 바라는 조상들의 바람이 담겨 있는 말인데요.
한가위는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쁨과 형제애를 나누는 것이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가족과 조상들을 기리는 날입니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19 감염병 유행으로 이러한 명절 분위기가 나질 않아 보입니다.
물론 내년에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오늘 저희는 한가위를 암울하게 보내지는 않는데요.
그런데 한가위는 우리 가족만의 날, 가족 행사가 아니라, 민족의 명절이기에 나아진다는 것은 함께 나아진다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복음은 탐욕을 경계하며,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다루고 있습니다.
곧,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는 게 아니라, 그가 얼마나 많은 이들을 도와주었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탐욕은 자신뿐만 아니라 남까지도 해치게 되지만, 자선은 종국에는 주위 사람을 살리게 합니다.
사랑과 생명의 나눔을 이웃 안에서 실천하기 위해 1988년 고 김수환 추기경님에 의해 설립된 한마음한몸운동본부라는 가톨릭재단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생애 뜻깊은 날 자신 또는 사랑하는 이의 이름으로 나눔의 기쁨을 선물하는 ‘생애주기별 기부’가 있습니다. 여기에 세 번째 기부를 하고 있는 김시현 다니엘 부모님이 쓴 글이 있는데요.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2018년 무더운 여름에 태어난 우리 아이 시현이, 아빠, 엄마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반짝이는 아가였단다. 매일매일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모~두사랑해”를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을 보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단다.
아빠, 엄마는 우리 시현이가 혼란스럽고, 각박한 세상에서도,
언제나 주변에 소외된 이웃을 생각하고, 아픈 친구들을 생각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지구환경을 생각하며 성장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누군가의 강요나 학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체화되어 환경, 노동, 장애, 여성 등 모든 영역에서 미래 세대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길 바래.
그런 의미에서 아빠, 엄마는 시현이가 매년 생일을 축하받는 것도 좋지만,
축하받은 마음과 사랑을 소중하게 전달할 수 있었으면 해서 시현이 이름으로
생애 주기별 기부를 진행하고 있단다.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행동하는 사람만이 성장할 수 있기에,
어렵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생명을 생각하며 건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아이로 건강하게 성장하길 항상 기도할게, 사랑해
시현이 부모님은 복음 말씀에 따라 이웃에게는 사랑을 전하고 자녀에게는 모범이 되는 부모로 살아가려 합니다. 저는 이 모습이 오늘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비록 감염병으로 명절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다르지만, 오늘 저희가 들은 하느님 말씀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주님 안에서 죽는 행복을 희망하며 감사의 마음을 이웃에게 전하고 사랑을 나눈다면, 진정 저희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은 날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