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오늘 예수님께서는 '등불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복음이 짧아서 쉽다고 느끼실 수 있는데, 해당 구절의 의미를 찬찬히 살펴보려 합니다.
이 단락은 세 가지 떨어진 구문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그러기에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비슷한 단락이 마르코 복음에도 있는데, 거기서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 중에는 당신의 신분을 감추셨지만, 등불이시기에 결국 세상에 드러나시고 비추시기 마련이다.
누구도 등불을 함지 속이나 침상 밑에 숨겨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등경 위에 놓아 집 안을 비추도록 해야 하는 용도입니다.
이 비유를 통해, 당신계서는 신변이 위험하다 해서 도망가거나 숨을 생각이 전혀 없고 계속 드러나게 활약하시겠다는 뜻을 밝히신 것입니다.
실제로 헤로데 안티파스가 예수님을 죽이려는 소문을 예수님이 들으셨지만, 그를 '여우'라고 하시면 결코 도망가지 않고 계속해서 드러나게 활동하시겠다는 결의를 밝히셨습니다(루카 13,31-33).
한편 17절 말씀은 이러합니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8,17)
이 말씀은 각 문맥에 따라 세 가지로 이해됩니다.
1) 마태 10,26을 27절과 연결하여 이해하면
: 제자들이 지금 예수님에게서 은밀히 들은 것을 장차 모든 사람에게 공공연하게 선포하라는 뜻입니다.
2) 루카 12,2은 1절의 '바리사이들의 누룩인 위선'과 연결될 수 있고, 3절의 제자들의 복음 선포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3) 마르 4,22은 지금 숨은 행적은 장차 하느님의 심판 때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곧 진실은 드러나고야 만다는 것입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감추어진 예수님 말씀을 제자들이 선포할 것이다. 2) 바리사이들의 위선이 드러날 것이다. 3) 진실이 드러난다.
18절에서 '가진 자'에서 일반적인 부자가 아니라 영적인 부자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영적인 부를 쌓으면 종말에 혜택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가진 줄로만 '착각'했기에 빼앗긴다는 의미입니다. 보이는 부만 쌓았기에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말씀의 세 구절은 서로 연결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 하나가 구원과 관련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으로 드러나셨으며, 제자들은 그것을 목숨바쳐 전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리사이들의 위선을 매우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습니다. 성령 강림 이후 지금까지는 교회 안에서 수많은 성인성녀들이 탄생하였고, 영적으로 가진 자가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예수님 말씀과 반대되는 행동을 한 이들을 통해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긴다는 진리가 무엇인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 한 구절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혜아려라."
참고서적 : 신약성경 주해, 바오로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