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시는 부분이다. 여기서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와 '용서'라는 말씀에 머물러 본다.
빈말을 되풀이 하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빈말'이라고 말씀하셨다. 기도는 계속해야 하지만, 빈말인 기도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빈말인 기도가 무엇일까? 먼저 아무런 생각 없이 '주님' 부르는 것이다. 만일 누가 나를 부르고 나서 왜 불렀어하고 물어보았을 때, 그가 '그냥'이라고 하면 화가 날 것 같다. 실제로 그런 적이 있다. 물론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주님을 그렇게 불러서는 안 된다. 둘째는 말이 안 되는 기도다. 내용이 없는 기도라고 하겠다. 대화할 때,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인 경우가 있다. 셋째는 하느님의 뜻과 맞지 않는 기도다. 극단적으로는 남을 저주하는 내용이 될 수 있다.
그러면 나는 평소에 대화할 때, 빈말을 얼마나 자주 하느냐에 따라 기도 또한 그와 비슷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주님의 기도, 사도신경, 성모송, 십자가의 길처럼 기도문에 있는 기도부터 의미를 이해하고 정성스럽게 바친다면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용서
주님의 기도에서 내가 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용서다.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신 것을 실행하라는 의미다. 흔히 기도하면 들어달라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나도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나도 믿음으로 응답해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용서다. 용서 없이 신앙생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 그렇다. 돈 없는 사람은 있어도, 허물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자비에 우리는 절대적으로 의탁함을 깨닫게 된다.
내가 남을 용서를 하는 데에는 한계가 없다. 용서는 횟수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사실 한 번도 용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청해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주님, 제가 용서할 수 있게 도와주소서 라고 말이다. 빈말이 아닌, 성령을 청해야 하고, 주님 자비를 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