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밥집에서 하는 월요일 봉사는 오늘이 마지막이다.
19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한다고 한다.
본당 저녁 미사가 있어서 할 수가 없어서 아쉽기는 하다.
몇 번 다니다 보니, 낯익은 분들도 계신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는데, 밖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주무신다.
그런데 어느 분은 이불조차 없다.
봉사를 하고 나면 미안하게도 늘 허기진다.
봉사할 때도 배가 고프지만, 그때는 잘 모른다.
봉사가 끝나면 나는 자유롭게 배를 채울 수 있지만,
배만 아니라 살아가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 것이다."(루카 6,20)
"지금 굶주린 사람들아, 너희는 행복하다. 너희가 배부르게 될 것이다."(루카 6,21)
"그러나 부요한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는 이미 받을 위로를 다 받았다."(루카 6,22)
"지금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아, 너희는 불행하다. 너희가 굶주릴 날이 올 것이다."(루카 6,25)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점점 이 세상이 천국이 되어 가는 게 아니가"
"다들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노숙인들을 보면서, 딱히 설명할 길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