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예수님
새벽부터 세검정 성당을 찾아주신 본당 교우 및 타본당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한가위를 맞아, 여러분 가정 안에 주님의 축복이 가득 내리시기를 빕니다.
여러분들 혹시 차례와 제사의 차이에 관해 아시나요?
저는 예전에 궁금해서 조사해 보니,
차례는 낮에 드리는 제사고
제사는 밤에 드리는 제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식이 맞는지 검증을 해 보려고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블로그에서는 차례와 제사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차례는 원래 중국에서는 마시는 차를 올리는 례이며, 이 예가 우리 나라 조선시대 때는 간소한 약식 제사로 지내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제사는 상차림이 차례에 비해 풍성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습니다.
상차림뿐만 아니라 지내는 시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차례는 주로 명절날 아침에 지냅니다. 제사는 밤 11시에서 새벽 1시에 지냅니다.
그러며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차례 상차림하고 제사 상차림이 오늘날 왜 같을까?
조상 제사를 통해 가문의 위세를 과시하려는 경향으로 제사 음식과 제사 절차가 점점 화려하고 복잡해집니다.
더욱이 갑오개혁의 신분제 철폐된 이후는 부자, 서민할 것 없이 4대까지 제사를 지내는 것에 집착했다고 합니다.
물론 오늘날은 제사 풍속도가 달라져, 간소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미사 중에 차례와 제사의 차이를 길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와 비슷하게 차례를 지내는 명절의 의미와 미사의 의미를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어서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한가위는 추수에 대한 감사 및 조상께 드리는 효심의 표현이고, 조상의 영원한 안식을 청원하는 예절이며, 형제애를 나누는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만남에서 후손들은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의 덕을 기리고, 하느님께 복을 받고 차례 음식을 나눠 먹는 자리입니다. 또한 자신의 것을 이웃과 나누는 시간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봉헌하고 있는 미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는 미사를 이렇게 부릅니다.
‘거룩한 희생 제사’, ‘성찬례’, ‘주님의 만찬’, ‘친교’ 등등
성체성사는 구세주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를 재현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미사를 ‘미사 성체’, ‘거룩한 희생 제사’라 표현합니다.
또한 미사는 성부께 드리는 감사와 찬미 행위이기에 ‘성찬례’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창조와 구원을 위한 속량과 성화의 업적에 찬양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미사를 주님의 만찬이라는 표현하는 데에는 예수님께서 수난 전날 밤 마지막 만찬 때 제정하신 것을 기념한 것에서 기인합니다.
끝으로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주님과 한 몸을 이루기 때문에 ‘친교’라고도 표현합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오늘 보내고 있는 명절의 의미 중 대부분이 미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한가위입니다.
오늘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명절의 의미를, 미사의 의미를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도록 다짐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