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

요한 서간: 작성 목적

"우리의 친교는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것입니다."(1요한 1,3)


요한 서간들은 요한이 썼을까요?(요한이 쓴 줄 알았다. 요한복음서마저 단정하기 어렵다니)

 

요한 복음서와 비교해 보면

요한 1,2,3서에서 저자가 요한이라는 언급이 없다. 저자는 자신이 '원로'라고 말할 뿐이다. 전통적으로 사도 요한이 이 편지들을 썼다고 여긴 이유는, 요한 복음서와 유사하기 때문이라 한다.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요한 1,3)라는 것과, 말씀이 하느님이셨고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고 그분께서 사람이 되셨다는 요한 1,1-18의 찬가와 비슷한 내용을 전해 준다. 요한 서간들은 다른 곳에서도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이시라고 고백하며, 생명, 빛, 진리, 사랑 등의 단어들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나 요한 복음서와 비교해 보면 차이점이 있다. 요한 복음서에서는 재림이 아닌, 지금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요한 1서에서는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1요한 2,28). 요한 서간이 요한 복음서의 사상을 조금 더 진전시켜 나간다.

 

여러분도 친교를 나누도록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요한 서간 저자와 요한 복음 저자가 동일 인물은 아니지만 요한 복음서의 전통을 이어간 이들 중 한 사람일 수 있다. 요한 1,2,3서의 저자가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

 

요한 복음서는 외아드님이 오셔서 인간이 하느님을 알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요한 17,3)이다. '사랑하시는 제자'는 예수님의 목격 증인이었다. 그 '사랑하시는 제자' 또는 그의 가르침을 받은 다른 사람이 요한 복음서를 쓴다. 그는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요한 20,31) 하려고 복음서를 썼다.

이제 요한 서간의 저자인 "우리"는 그 연속선상에 있다. 그는 '사랑하시는 제자'가 전해 준 것을 다시 다른 이들에게 전해 준다. 이를 통하여 '여러분' 곧 독자도 하느님 아버지와 또한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도록 하기 위해서다(1요한 1,3).

 

영원한 생명

요한 복음서는 '친교'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한 14,20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말씀하시고, 요한 15,1-6에서는 포도 나무와 그 가지의 비유를 들어 우리가 예수님 안에 머무르고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셔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시며, 요한 17,11.20-26에서는 예수님의 제자들과 그분을 믿는 이들을 위하여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신다.

  이는 모두 예수님을 믿는 이들이 하느님 아버지와 또 그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나누는 친교에 관한 말씀이다(1요한 1,3 참조) 에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는 이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결합되고, 이로써 신자들 사이에도 일치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요한 1서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독자인 '우리'에게, 우리가 이미 그 친교를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여러분에게, 곧 하느님의 아드님의 이름을 믿는 이들에게 이 글을 쓰는 까닭은, 여러분이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1요한 5,13). 요한 복음서 저자가 이미 말했듯이(17,3 참조)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면 그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참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1요한 5,20).

 

 

안소근, 신약 종주, 269-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