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강론

부활 제5주간 월요일

구약의 인물들을 보면, 하느님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들이지만, 주님 말씀에 "예, 알겠습니다." 하고 처음부터 바로 따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면, 어려울 때는 하느님을 찾지만, 그 시기가 지나가면 과거의 삶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한 분이신 하느님이 아닌, 우상숭배나, 이민족의 신들을 섬깁니다. 그들은 하느님에 관해 그 당시 수준에서 조금 더 알고 있었거나 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일들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리스트라의 앉은뱅이를 고쳐주는 이적을 보입니다. 그러자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그 두 사람을 하나는 제우스, 하나는 헤르메스라 부릅니다. 곧 그들을 신으로 추대한 것입니다. 그러자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우리는 사람이고, 복음을 전할 따름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선포합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지난날에는 하느님께서 다른 모든 민족들이 제 길을 가도록 내버려 두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좋은 일을 해 주셨으니,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신 것은 아닙니다. 곧 하늘에서 비와 열매 맺는 절기를 내려 주시고 여러분을 양식으로, 여러분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워 주셨습니다."(사도 14,15-17)
그러나 군중은 그 둘에게 제물을 바치려고 하자 못하도록 겨우 말렸다고 합니다. 아마 군중은 그 둘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로마 10,17)

 
오늘 독서를 보면, 물론 이적이라는 사건이 있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잘 듣는 것' '잘 아는 것' '잘 배우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자신과 관련해서 아버지와 성령에 관해서 제자들에게 설명하십니다. 성부를 전하는 성자의 말을 듣고 지키고 사랑하는 사람이 성부 말을 듣고 지키고 사랑하는 것이며, 더불어 성자가 승천하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서 성령을 보내시어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시겠다고 하십니다. 엄밀하게는 예수님을 거부하는 사람, 예수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더욱이 예수님의 말을 지키지 않는 이에게는 더 소용이 없게 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호자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아버지에 관해서 알려주셨습니다. 창조주, 구세주, 성화주, 삼위일체이신 사랑의 하느님을 믿습니다. 사도신경을 고백합니다. 복음서를 비롯해서 서간, 구약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알아갑니다. 성전과 교회의 가르침으로 그 신비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게 더 다가가려고 하기 때문에 주어지는 은총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도 우리가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계명과 사명을 실천하는 것으로 주님께 응답한다면, 하느님의 사랑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고 주님의 말씀을 더 깊이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