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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묵상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4.14)_"부활은 종착점이 아니라 항상 출발점"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20,11-18절로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빈 무덤을 확인하고 난 뒤의 상황이다. 그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간 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신다. 그녀는 두 천사가 나타나고 이어 예수님께서 나타나시지만 알아보지 못한다. 예수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자 예수님을 알아보게 된다.

 

오늘 복음은 다음과 같은 구성이다.

1) 11-15절: 예수를 찾아 나서지만 알아보지 못하는 마리아

2) 16-18절: 예수를 알아보고 사명을 받으며 그 사명을 수행하는 마리아

 

마리아가 예수님을 찾는 과정이 아가서의 대목과 비슷하다.

 

(여자)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
그이를 찾으려 하였건만 찾아내지 못하였다네.

 

‘나 일어나 성읍을 돌아다니리라. 
거리와 광장마다 돌아다니며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으리라.’ 
그이를 찾으려 하였건만 찾아내지 못하였다네.

 

성읍을 돌아다니는 야경꾼들이 나를 보았네.
“내가 사랑하는 이를 보셨나요?”

 

그들을 지나치자마자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았네. 
나 그이를 붙잡고 놓지 않았네, 
내 어머니의 집으로,
나를 잉태하신 분의 방으로 인도할 때까지(아가 3,1-4).

 

 

처음에 마리아가 두 천사를 만난 것처럼, 아가서의 여인은 야경꾼들을 만난다. 두 본문 모두 여자와 상대방 사이의 만남과 대화가 담겨있다. 그러나 만나의 양상은 다르다. 아가서의 노래에서 여인은 자신의 여인을 붙잡고선 놓지 않는다(아가 3,4). 반면 예수님은 마리에게 자신을 붙들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17절), 자기 형제들에게 가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라고 명한다(17-18절). 그리스도의 부활은 종착점이 아니라 항상 출발점이기 때문이다(J. L. Ska).

 

삶 속에서 되새기기(254-262쪽)

신앙은 이러하다.

1. 선물이다

2. 눈물이다

3. 찾는 것이다

4. 부르심이다

5. 여정이다

6. 서 있는 것이다

7. 증언의 직무다

8. 하느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다

9. 전례 행위의 혁신이다

10. 다른 이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다

- <너는 이것을 믿느냐?>_클라우디오 이를레티 외 지음, 박문수 한채호 옮김 - 

너는 이것을 믿느냐? > 성경해설 | 성서와함께

목차   목차 ​ 엮은이의 말 / 7 제1장 여는 글 - 요한 복음서에 담긴 믿음의 여정 / 11 제2장 세례자 요한 / 33 제3장 카나의 혼인 잔치와 예수의 어머니 / 67 제4장 니코데모 / 95 제5장 사마리아 여인 / 127 제6장 태어나면서부터 눈먼 사람 / 149 제7장 라자로의 소생 / 173 제8장 예수가 사랑한 제자 / 191 제9장 마리아 막달레나 / 233 제10장 ‘쌍둥이’라 불린 토마스 / 263 참고 문헌 / 29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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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대하면서 부활 사건은 마치 끝난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부활을 믿고 복음을 대하기에 이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른다. 부활 사건을 처음 겪는 입장에서 보면, 으레 똑같이 예언자 한 분이 하느님 품으로 가셨구나 하고 생각했을 것이다.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이 돌아가셨구나로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마리아 막달레나나 사도들처럼 말이다. 그런데 '다시' 시작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죽었은 줄 알았던 주인공이 다시 살아난 느낌이라고 할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새로 시작해야만 할 것 같다. 실제로 사도들은 주님 부활을 겪은 뒤에 예수님과 동일하게 목숨 바쳐 복음을 전한다.

 

살다 보면, 이제 끝이구나 하는 생각과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럴 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마리아처럼 우는 것밖에는 달리 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든 그러한 상황이 지나가 있음을 안다. 그 상황이 지나고 나면, 봄의 새순처럼 몸에 활기가 돋게 된다. 마치 내가 언제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고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아마도 부활은 마리아에게 그러한 새출발을 의미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녀는 주님 부활 소식을 제자들에게 가서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 전하였다. 이때 아마도 아주 흥분된 어조로 말, 생기 있게 말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주님의 부활로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김이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 부활은 다시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또다시 부활 대축일이 아닌, 또 새로운 부활 대축일을 맞았다. 새 출발점에서 주님 부활을 기뻐하며, 주님을 찬미하며 그 기쁨을 사랑 실천으로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