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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묵상

사순 제5주간 금요일 독서와 복음_하느님 모독

제1독서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십니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20,10-13

 

사순 제5주간 금요일 독서.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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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손을 벗어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31-42

사순 제5주간 금요일 복음.m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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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움받는 두 사람

독서는 군중의 고발과 이에 대한 예레미야 예언자의 반응을 다룬다. 군중이 그를 미워하는 이유는 왕국의 몰락을 예고한 데에 있다("보라, 내가 오늘 민족들과 왕국들을 너에게 맡기니, 뽑고 허물고 없애고 부수며 세우고 심으려는 것이다." 예레 1,10). 예레미야 예언자의 예언이 그들에게 달콤(?)하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우 쓰리게 여겨졌던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험난한 삶을 살게 된다.  

예수님 역시 오늘 복음을 보면 예레미야처럼  '유다인들'에게 미움을 받는다. 예수님께 믿은 '많은 사람'은 그분을 좋아했지만, 예수님을 죽이려고 하는 이들은 예수님이 신성 모독을 하였기 때문에 극히 싫어하였다.  

 

2. 신성 모독의 정의

그렇다면 과연 신성 모독은 무슨 말일까? <전례사전>을 보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하느님을 경배하기 위하여 공적으로 봉헌된 사람이나 장소 또는 사물을 경멸적으로 모욕하는 폭행을 가리킨다. 수도자나 성직자를 농락하는 폭행, 제구를 무가치한 목적에 사용하는 일, 교회나 성지 성당을 부적당하게 사용하는 일, 거룩한 형상을 모독하는 일이 신성모독의 예들이다."

그런데 위의 사전적 정의는 복음에서 언급하는 '하느님 모독'과 의미가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다. 유다인이 예수님께 적용하는 신성 모독이란 '인간이 하느님이라고 자처하는 것'이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너희 율법에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느냐?" 하고 응수하셨다. 

 

3. 신성 모독은 누가 했는가?

예수님은 신성 모독을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방식으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드러내셨기에 인간이시면서 하느님이시기에 유다인이 말한 신성 모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다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왜 그들은 예수님의 신성 모독에만 집착하는가? 하느님이 왜 꼭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오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가? 그들이 신봉하던 율법에 기록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정했는가? 

 

유다인의 생각에서 보면, 예수님은 '신성 모독'을 한 것이 맞다. 하지만 하느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말은 달라진다. 유다인의 입장과 생각이 중요할 수 있지만, 이 범주보다 더 큰 것이 하느님 관점이다. 인간의 생각과 해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다인이라고 해서 하느님 전부를 알지 못한다. 독서에 나오는 이스라엘인들은 하느님 말씀을 전한 예레미야 예언이 현실성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말씀은 예레미야 예언보다 받아들이기 더 어려운 '비현실적'인 말씀이다. 하느님이면서 인간일 수 있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신성 모독'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을 잡으려는 유다인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신성 모독'을 하고 있었다. 하느님을 앞에 두고 하느님의 말씀과 일을 보고도 그것은 하느님이 아니라고 하는 모독 말이다.

4. 하느님을 모독하지 않으려면 - 하느님 뜻 실천하는 것

그렇다면 오늘날 하느님을 모독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았다. 위에서 말한 정의 말고도 하느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 것, 하느님 말씀과 반대로 하는 것, 하느님 입장이 아닌 내 입장만 고수하는 것,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자신의 신념에만 갇혀 있는 것. 이런 것들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것들을 피할 때, 하느님을 모독하지 않는 게 되지 않을까.

 

하느님을 경외하고 흠숭하기도 시간이 모자라다. 하느님 모독이라는 부정적인 행동보다는 부족하더라도 주님을 찬미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해야겠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