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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묵상

성녀 모니카 기념일

독서와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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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모니카 성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어머니로, 332년 북아프리카 누미디아의 타가스테(현재 알제리의 수크아라스)에서 태어났다. 신심 깊은 그녀는 남편을 개종시키고, 방탕한 아들 아우구스티노의 회개를 위하여 정성을 다하였다. 마니교에 깊이 빠져 있던 아우구스티노가 회개하고 세례를 받게 된 데에는 어머니 모니카의 남다른 기도와 노력이 있었다. 그녀는 아들이 회개의 길로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87년 로마 근처의 오스티아에서 선종하였다. 모니카 성녀는 그리스도교의 훌륭한 어머니의 모범으로서 많은 공경을 받고 있다.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뜻대로 거룩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유하시며, 신랑이 언제 올지 모르니 깨어 있으라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의 뜻은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4,1-8
1 형제 여러분, 우리는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하고 권고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는지 우리에게 배웠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욱더 그렇게 살아가십시오.
2 우리가 주 예수님의 권위로 여러분에게 지시해 준 것들을
여러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3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곧 여러분이 불륜을 멀리하고, 4 저마다 자기 아내를 거룩하게
또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할 줄 아는 것입니다.
5 하느님을 모르는 이교인들처럼 색욕으로 아내를 대해서는 안 됩니다.
6 그리고 이러한 일로 형제에게 잘못을 저지르거나
그를 속이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전에 말하고 또 엄숙히 경고한 바와 같이,
주님은 이 모든 일에 보복하시는 분이십니다.
7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더러움 속에서 살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거룩하게 살라고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8 그러므로 이 사실을 무시하는 자는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성령을 주시는 하느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7(96),1과 2ㄴ.5-6.10.11-12(◎ 12ㄱ)
◎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 주님은 임금이시다. 땅은 즐거워하고, 수많은 섬들도 기뻐하여라. 정의와 공정은 그분 어좌의 바탕이라네. ◎
○ 주님 앞에서 산들이 밀초처럼 녹아내리네. 주님 앞에서 온 땅이 녹아내리네. 하늘은 그분 의로움을 널리 알리고, 만백성 그분 영광을 우러러보네. ◎
○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아, 악을 미워하여라. 그분은 당신께 충실한 이들의 목숨을 지키시고, 악인들의 손아귀에서 그들을 구해 주신다. ◎
○ 의인에게는 빛이 내리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쏟아진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거룩하신 그 이름 찬송하여라. ◎

복음 환호송

루카 21,36 참조
◎ 알렐루야.
○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말씀 연구(신약성경 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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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등"이 이 비유에서 무엇을 나타내는지는 명시되지 않는다. 세상의 소금과 빛에 대한 가르침에서는 "착한 행실"로 나온다(5,13-16).
    아우구스티누스도 선행을 뜻한다고 본다. 이와 연관하여 등잔의 빛을 밝히는 데 꼭 필요한 기름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자세를 가리킴 직하다(군드리)
  2. 신랑을 맞으러 나가는 것은 온 마음을 다하여 열렬히 그분의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자(아우구스티누스), 성령의 은총을 받았음을 뜻한다(라틴인 에피파니우스)
  3. 교부들은 부활과 심판의 날에는 거룩한 행실에서 아무리 부유한 사람이라도 혹시나 자신이 쌓은 것만으로 부족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라틴인 에피파니우스), 슬기로운 이들조차 많은 면에서 잘못을 저지르기에 각 사람의 덕은 자기 영혼의 구원에도 충분하지 않다고 풀이한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그동안 해 온 행실에 자족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최종 순간까지 선한 일을 하는데 매진하기를 촉구한다. 
  4. 라삐들의 전통에서는 "기름"을 선행이나 율법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보았고, 교부들은 기름이 사랑을 나타낸다고 보았다(아우구스티누스, 라틴인 에피파니우스).

 


말씀 묵상

  1. '열 처녀의 비유'는 등, 기름과 같이 물질뿐만 아니라 비유의 내용인 준비, 심판, 운명과 같은 의미를 묵상하게 하는 이야기다. 비유에는 슬기로운 처녀 그룹과 어리석은 처녀 그룹이 등장한다. 세상 관점에서 보면,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라기보다,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처녀와 아무런 생각이 없이 사는 처녀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렇게 된 데에는 구조적 모순 때문에 그러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가난한 지역의 여성과 부유한 지역의 여성 또는 억압받는 지역의 여성과 남녀평등을 이룬 지역의 여성처럼 사회 모순으로 비유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비유를 오늘날 관점으로 해석하면 안 되지만,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가난하고 억압받는 지역의 여성은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보와 준비에 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비유에서 이상적으로 되려면 슬기로운 처녀가 어리석은 처녀를 위해서 기름을 나눠야 한다. 물론 성경에서 의미하는 바와 이 해석은 완전히 다르다.
  2. 성경에서 비유가 의미하는 바는 기름은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이 가리키는 상징이기에 그것은 종말 때 결코 나눌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가령, 선행이나 사랑과 같은 것이다. 혹은 예수님께 대한 순명을 의미한다. 그렇게 본다면 슬기로운 처녀들이 어리석은 처녀들에게 기름은 줄 수 있지만, 기름이 가리키는 무형의 선행과 공로 등은 줄 수가 없는 것이다.
  3. 그런데 구원은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과 의지에 달려 있다고 배웠다. 그러면 인간은 구원을 위해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는 물음이 주어진다. 슬기로운 처녀처럼 사랑하고 선행하며 살아야 하느냐는 질문이다. 어리석은 처녀처럼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닌가. 소위 적당히 살면 안 되는 것인가. 마치 소시민처럼 말이다. 하느님의 자비와 하느님의 정의가 상충되는 느낌이다.
  4. '열 처녀의 비유'는 하느님의 구원의 무상성보다는 인간의 노력아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처녀들이 아예 아무것도 안 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어느 정도의 기름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소위 '뒷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 뒷심 부족을 하느님께서 자비로 어떻게 해 주실 수 있지 않을까.
  5. 어리석은 처녀까지 구원될 수 있어야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며 살 수 있을 것 같다. 사랑과 선행에 있어서도 성인 같은 분들은 많이 하겠지만 일반 그리스도인들은 하루를 살아가기에 힘에 부친다. 분명 하느님께서는 정상 참작하실 것이다. 다만 이런 자비로운 하느님을 이용하지는 않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