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죄부는 " 대사(大赦, indulgentia)를 뜻하는 라틴어의 원 뜻을 잘못 옮긴 데서 비롯된 말"이다.(가톨릭사전)
아래 글은 면죄부에 관한 용어의 오해를 설명하고 있다.
생활 속의 교회법 (46) 대사(大赦, Indulgentia), 면죄부(免罪符), 면벌부(免罰符)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우리는 학교에서 중세시대에 교황청에서 돈을 받고 죄를 용서해 주는 면죄부를 팔았다고 배워왔고 모두 일반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황청에서 돈을 받고 죄를 용서해 주는 면죄부를 팔았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흔히 면죄부라고 말하는 것의 라틴어 이름은 부분대사와 전대사를 포함하는 의미의 대사(大赦, Indulgentia)입니다.
1309년부터 1377년까지 교황청은 로마에서 프랑스 아비뇽으로 옮겨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교황청이 로마로 돌아왔는데 당시 로마는 황폐화되어 있었고 성 베드로 성전은 완전히 무너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교회를 재건하고 성 베드로 성전을 새롭게 건축하는데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황청에서 성지순례나 특별한 선행을 하면 전대사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 베드로 성전을 건축하는데 헌금을 하면 전대사를 베풀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는 정확하게 표현하면 돈을 받고 죄를 용서해 준 것이 아니라 헌금을 하는 선행을 통해 이미 무상으로 용서받은 죄에 대한 남은 책임인 잠벌을 사해주었던 것입니다.
사실 당시 대사를 얻기 위한 조건을 보면 우선 먼저 적어도 지정된 7개 성당을 순례하고 순례 때마다 주님의 오상을 기념하고 공경하는 의미에서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5번씩 정성껏 바치거나 시편 50편을 바치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 성 베드로 성당 건축비로 ‘각자의 형편에 따라 헌금을 바치는 것’도 좋지만 하늘나라는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에게 함께 가도록 열려 있어야 함으로 ‘돈이 없는 사람은 헌금 대신 기도나 금식이나 금육으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헌금을 내게 되면 헌금을 냈다는 증명이 필요했기 때문에 헌금을 낸 이들에게 증서를 발급했고 이 증서를 가지고 사제에게 가서 고해성사를 청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돈을 받고 죄를 용서해 준다는 오해를 불러 온 것이며 이 증서를 면죄부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전대사의 은총을 받아 누리기 위해서는 교회와 단절되지 않고 일치된 상태에 있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전대사를 받기 위해 고해성사가 필요하다는 조건의 의미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고, 또한 죄와 잠벌에 대한 개념을 사람들이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당시 독일 지역 성직자들의 신자들에 대한 강압적이고 무분별한 헌금 강요가 문제를 일으켰던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의 아픈 역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로마 교회를 위해 헌금을 내는 선행을 하면 전대사를 베풀었던 것이지 돈을 받고 죄를 용서해 준 것은 분명히 아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잘못된 교육과 상식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면죄부’라는 표현을 ‘대사’나 구체적으로 ‘전대사’로 바로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신자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 이를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2003년 8월 교육과정 개편 때에 ‘면죄부’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면벌부’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현재 교과서에서는 ‘면벌부’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 명칭 역시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가톨릭교회 신자만이라도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2018년 8월 12일 연중 제19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사법 대리)]
면죄부의 진상(출처:가톨릭사전)
1. 면죄부 : 면죄부는 금전이나 재물을 바친 자에게 죄를 면하여 주었다는 뜻으로, 소위 교황청이 발행했던 증서라고 한다. 그러나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이 말은 라틴어 인둘젠시아(Indulgentia : 은사, 관용, 후한 베풂)에서 비롯되었으며, 교회에서는 대사(大赦)라고 한다.
2. 진상 : 1507년 교황 레오 10세는 베드로 대성전 건립을 위해 온 세계에 모금을 시작하고, 대사를 받을 수 있는 일반 조건에다 헌금 조항을 덧붙였다. 이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때 독일 지방에서는 알베르토 대주교가 대사를 받기 위한 교서를 발표하였다.
1) 범한 죄를 참회한 후, 고해 성사를 받아야 한다. 2) 지정된 성당을 순례하고 그때마다 그리스도의 오상(五傷)을 묵상하며, 주모경을 5번 하거나 시편 50편을 외운다. 3) 대성전 건축비로 응분의 헌금을 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천국은 부자나 빈자가 다 같이 갈 수 있도록 공개되었기에, 빈자들은 헌금 대신 기도나 단식으로 대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1, 2항을 실천하겠다는 조건하에서 먼저 헌금하는 이에게는 헌금 수령증을 써 주었다. 그런데 이 증서를 가진 자는 어느 지역에서든지 고해 신부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 당시 사제들에게 부여된 사죄권은 관할 구역 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 모금에 몰두하다 보니 문제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헌금 증서가 허무 맹랑하게도 소위 면죄부가 되었다는 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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