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 이사 58,1-9ㄴ
이사야 예언자는 위선적 단식, 위선적 고행을 고발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단식에 관해 설명한다.
복음 : 마태 9,14-15
단식하지 않는 제자들을 향한 볼멘소리에 예수님께서는 수난과 죽음을 암시하시는 말씀을 하시며, 그때에 그들도 단식할 거라고 한다.
오늘 방금 저희가 들었던 말씀의 주제는 '단식'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단식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그것은 이러합니다(이사 58,6-7).
-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
-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
우리가 흔히 하는 단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사순시기 담화문에서 "파스카 거행을 향해 가는 우리의 사순 여정 안에서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던”(필리 2,8) 분을 기억합시다."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셨습니다.
"극기의 한 형태인 단식은 단순한 마음으로 이를 실천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선물을 재발견하게 도와주고, 하느님과 비슷하게 그분의 모습으로 창조되어 그분 안에서 충만에 이르는 피조물인 우리의 현실을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가난의 체험을 받아들임으로써, 단식하는 이들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가난해지고, 주고받는 사랑의 보물을 쌓아갑니다. 이렇게 단식은 우리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도록 도와줍니다. …… (「모든 형제들」, 93항 참조).
……단식은 소비 지상주의 또는 참이든 거짓이든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와 같이 우리를 짓누르는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로운 존재가 되게 합니다. ……
또한 교황님께서는 재의 수요일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재를 받기 위해 고개를 숙입니다. 사순 이후 우리는 형제들의 발을 씻기기 위해 자신을 더 낮출 것입니다. 사순은 우리 내면을 내려놓고 다른 형제들에게 자신을 낮춰 다가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은 저희가 하는 사순 실천은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 5단입니다.
십자가 아래에서 아들 예수님을 따르셨던 구세주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오늘 저희 모두는 우리를 위해서 낮아지신 그분을 묵상해 봅시다. 그러면 우리는 영적 육적으로 낮아지게 되며, 성모님의 전구로 주님께서는 지금 추위에 떨고 있는 이들, 헐벗은 이들, 내 마음에 안 드는 이들까지도 우리 마음 안에 자리 잡도록 우리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기도로 내 시간을 단식해 보고, 그런 뒤 주님이 바라는 진짜 단식을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