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 아가타는 철저하게 동정을 지키려다 지방 관리의 청혼을 거절하여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제1독서 히브 13,1-8
저자는 히브리 신자들에게 형제애를 계속 실천하라고 한다.
복음 마르 6,14-29
세례자 요한이 헤로데와 헤로디아의 부적절한 관계를 옳지 않다고 주장해서 감옥에 갇히게 된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의 명성 때문에 그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되었는데, 마침 기회가 와서 그를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헤로데 임금이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듣고는 자신이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난 것이 아니가 생각했다.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은 이스라엘 지역을 지배한 통치자의 절대 권력의 모습과 그로 인한 세례자 요한 죽음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마르코 복음 사가가 혼동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을 짚고 넘어가면 이러합니다.
당시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기원전 37-4년에 유다 왕국을 통치하던 헤로데 대왕이 죽자 아들들이 분봉왕이 되어 왕국을 나누어 통치합니다.
- 헤로데 아르켈라오스(기원후 6년)는 유다 지역을
- 필리포스(-기원후 34년)는 요르단 강 동편의 북부 지역을
- 헤로데 안티파스(-기원후 39년)는 갈릴래아와 베로이아를 통치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이는 헤로데 안티파스가 됩니다.
유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헤로데 안티파스는 세례자 요한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자 혹시 폭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불안해 차라리 사전에 그를 없애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헤로데는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겨 마케르톤 감옥에서 요한을 죽였는데,
말하자면 정치적인 이유에서 요한을 제거한 것이라 합니다(유대 고대사, 18,116-119).
그런데 마르코 복음 사가는 세례자 요한이 헤로디아의 요청에 따라 충동적으로 요한을 죽였다고 합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설득력이 있는지는 신자분들의 몫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헤로데 대왕이 죽고 아들들이 분봉왕이 되었다고 말씀드렸는데, 이 세 명을 마르코 복음 사가는 혼동하였던 것 같습니다. 헤로디아는 헤로데 대왕의 손녀입니다. 헤로데 대왕의 아들인 헤로데 아르켈라오스와 결혼해서 살로메를 낳았습니다.
필리포스는 살로메와 결혼했습니다. 그러므로 필리포스는 헤로디아의 사위입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필리포스가 아니라 헤로데 아르켈라오스가 숨지자 그의 부인과 결혼한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헤로데 대왕의 아들 헤로데 안티파스는 필리포스가 아니라, 헤로데 아르켈라오스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차지했고, 이는 레위기 20장 21절에 나오는 율법인 "어떤 사람이 자기 형제의 아내를 데리고 살면, 그것은 불결한 짓입니다."를 어긴 행위였기에 유다교 입장에서는 비난받을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세례자 요한은 불의에 용감하게 항거했습니다. 그는 죄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주님 보시기에 의로웠습니다. 담대히 진리를 말하고 그 진리를 증언함으로써 순교했다는 사실이 이에 대한 증거입니다.(박태식, 신약성경주해)
세례자 요한이 보여주었던 탁월한 도덕적인 삶은 그의 엄중한 경고에 정당성을 부여해주었고, 우리 역시 주어진 환경이 허락하는 한 주변 사람들에게 충고를 해 줄 의무가 있음을 알려줍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