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한국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희년이란 <가톨릭대사전>에 이렇게 나옵니다.
성년은 신자들이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느님께 돌아가겠다는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마련된 해이다. 이 기간 동안 교황이 제시한 일정한 조건을 지키면 전대사(全大赦)를 받을 수 있다. 25년마다 교황에 의해 선포되는 정기 성년과 특별한 이유로 선포되는 특별 성년이 있다.
그 기원은 구약 시대의 희년(禧年)에서 찾을 수 있다(레위 25,8-10). 바빌론 유배 전 유다교에서는 모세의 법에 따라 50년마다 한 번씩 희년의 해가 돌아오면 숫양의 뿔 모양을 한 요벨이라는 나팔을 불어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이때 사람들은 모든 부채(負債)를 감면받고, 노예는 자유인이 되도록 하였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하느님께로 돌아간다는 점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유다인들은 7년마다 안식년(安息年)을 지내면서 그해에 동족들의 빚을 탕감해 주고, 노예를 해방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희년은 이를 7번 하여, 49년이 지난 다음 해에 기념되었다. 따라서 안식년보다는 희년이 더욱 성대하게 기념되었다(출애 23,10-12; 신명 15,1-6; 출애 21,2-3).
그러나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지만, 희년은 언젠가 도래할 메시아 시대를 의미했다(이사 61장). 예수님의 출현은 메시아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 예수님께서는 고향 나자렛 회당에서 희년을 선포하였다(루가 4,18-19). 여기서 중대한 것은 기다리던 구원과 해방의 시간이 오늘 그와 함께 시작되어 종말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가톨릭대사전>에 있는 ‘희년’에 관한 일부 설명입니다.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희년’은 영성적 차원을 지니고 있지만,
구약에서는 물질적 차원을, 신약에서는 구원과 해방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차원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구원과 해방을 위해서 믿음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처음 싹튼 믿음은 영성적 차원에서 배양되며, 기본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질적 차원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희년’은 우리가 구원에 다다르데 커다란 도움을 주는 해라고 볼 수 있으며, 동시에 기쁨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올해는 소띠 해라고 합니다. 소는 대체로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소를 대상으로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워낭소리’입니다. 이 영화에서 소는 한 사람에게 친구 이상일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나옵니다. 소는 주인에게 충성하고, 주인은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에 오릅니다. 주인과 소는 서로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압니다. 영화는 인간과 소의 관계를 통해 사는 게 무엇인지를 관객에게 무덤덤하게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맞이하는 ‘희년’과 주님이 선포하신 ‘희년’을 현재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고 있는지 소의 해를 맞아서 소처럼 되새김질하고, 하느님께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짐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기쁨의 해를 보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