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님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야속하게도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11월 위령 성월 또한 벌써 마지막에 와 있고,
전례력으로 가해 미사는 지금이 마지막입니다.
2020년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슬픈 것은 코로나 19가 유행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다행히 내년에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고 하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아니다’
특히 신앙의 차원에서 매우 관대하게 이 생각을 적용합니다.
아직 성당 갈 때가 아니다.
아직 고해성사 볼 때가 아니다.
조금만 더 있다가.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처럼,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은 우리가 예상하는 때에 오시지 않습니다.
그 날이 언제인지 하느님 말고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소위 ‘꼼수’가 통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꼼수’란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맞춰서 회개해서 천국 가려는 마음입니다. 그 시간을 우리가 정할 수 없기에, 우리가 하느님의 초대를 거부하면 그것으로 끝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복불복’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연히 회개했는데, 그다음에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께 간청했던 ‘우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도와 같은 상황은 현실에서 잘 안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복음에서와 같이 사람이 한번 방탕과 만취 그리고 일상의 근심에 빠지면, 마음이 물러지게 되고 그 결과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살게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개를 한다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러므로 차라리 처음부터 그러지 않도록 힘을 기르는 게 필요하고 그 힘은 ‘늘 깨어 기도’(21,36 참조)하는 것으로 기를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리스도인이 희망하는 것은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느님을 만나 뵈옵는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은 예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적인 힘이 필요합니다.
내적인 힘은 신앙생활을 꾸준히 할 때 지닐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해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은 우리가 제어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재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루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주님의 오심을 깨어 기도하며 기다립시다.
“마라나 타! 오소서, 주 예수님!”(화답송 응송)
제 마음에 오시어, 저희가 주님 사랑으로 기쁘게 오늘을 살며 주님 오심을 기다리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