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입니다.
성녀는 박애의 여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1207년에 헝가리 왕의 공주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어릴 때 성당 근처에서 놀았는데,
놀이 중 벌칙으로 성당에 가서 주님의 기도를 외우는 것이
있다면 일부러 그 벌칙을 수행하고 싶어서 놀이에서 질 정도였다고 합니다.
첫영성체를 하기 위해서
우리 본당에도 24명의 어린이들이 있는데,
이들도 매주 평일 미사에 참례합니다.
오늘이 그 날 중에 가장 많이 오는데,
성녀 엘리사벳의 어린 시절 모습이 연상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이들을 사랑해 주실까?’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보다
어린이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훨씬 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의무감이나 습관적으로
성전을 찾을 수 있지만,
어린이들은 다릅니다.
어느 어린이는 성당에 오면 편안하다고 합니다.
성전은 하느님의 품과 같습니다.
어머니의 태와도 같습니다.
본고향을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저는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어린이들이 성당에 자주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느낌은 사실 그 부모님들이 먼저 알아야 합니다.
부모 역시 하느님 앞에는 어린 아이이기에 자녀와 함께 성당에 오면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는 코로나 19로 성당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었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성당을 자주 찾아서 하느님의 품에 안길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성녀 엘리사벳 이야기로 돌아가서 보면,
그녀는 왕후가 된 후, 빈민 구제를 위해 노력했으며
특히 흉년이 들었을 때, 성의 창고 문을 열어 이재민에게 식량을 모두 분배해 주고,
자기 의복이며 장식품을 팔아서까지 양식을 장만하여,
그들의 곤궁을 풀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 남편을 잃고, 재속 프란치스코회에 가입하여 기도 생활과 자선 활동에 전념하게 됩니다.
복음을 보면, 세관장 자캐오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회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께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루카 19,8)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성녀 엘리사벳은 하느님 사랑을 빈민 구제라는 방식으로 드러내었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것을 네 배로 갚겠다고 합니다.
오늘 미사 참례한 어린이들은 오늘 하느님께 받은 사랑으로 사회에 드러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느님 사랑에 대한 응답으로 무엇을 내어 드릴 수 있는지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입당송으로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오너라. 너희는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가장 작은 내 형제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34.36.40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