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위령의 날 묵상

미사를 드리면서 죽은 이를 기억한다.
죽은 이들 모두를 말이다.
하지만 장례 미사는 그 한 분만을 기억한다.
다수를 기억하는 것과
한 분만을 기억하는 것
이 둘이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지향점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는 것을 비는 것이다.

이기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죽은 이들 모두를 생각하면
나의 죽음이 동시에 떠오른다.
과연 나는 어떻게 죽을까.
과연 나는 언제 죽을까.
과연 나는 죽고 나면 어떻게 될까.

매일 미사를 드리고 말씀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진리가 나를 자유롭게도 하지만
이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다.
말씀이어서 그런지, 가장 선한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시대에는 거의 살아내기 어려운 말씀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면 말이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해도 말씀 실천은 별개인 경우가 많다.
이렇게 생각해 보니
과연 나는 죽음을 잘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주님 자비에 의탁할 뿐이다.

깨어 준비하며 기다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성인들에게 전구하며
오늘 잠자리에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