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15,18-21
제목: 나 때문에 예수님이 싫어
중학생 때, 어떤 매장에 갔었다.
그런데 매장 직원이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 살 것 같으니깐 나를 무시하나.'
거기를 나오면서 다시는 그 매장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는 안 사겠다고 다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어떤 패스트푸드점에 갔는데, 직원이 불친절했다.
그때도 다시는 이 프랜차이즈는 이용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직원들이 딱히 잘못한 것은 없었다.
나의 자존감이 낮은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 관계에서 한 번 싫어지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게 싫어질 때가 있다.
한번 싫어지면, 그다음부터는 자동적으로 줄줄이 싫어지게 된다.
치기 어린 자존심 때문일 수도 있겠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또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가 되었다.
예수님이 밉기 때문에, 제자들도 밉고, 그런 예수님을 보내신 하느님도 미운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이 듣기 거북하고, 나와 맞지 않은 것이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그 사람 나름대로,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그 사람 나름대로
예수님이 전한 하느님이 싫었던 것이다.
그런데 남이 나를 예수님 때문에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이라면 기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내가 예수님 말씀대로 살지 않기 때문에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식별을 해야 하겠다.
내가 예수님 말씀을 따라서 나와 예수님이 싫은 것인지.
내가 예수님 말씀과 별개로 살아서 나와 예수님이 싫은 것인지.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요한 15,18)
덧, 오늘부터 '찬미받으소서 주간'이 시작된다.
강론을 교구에서 보내온 자료로 하려고 한다.
아마 싫어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다.(성직자나 수도자가 싫어하면 화가 날 것 같지만. 강론 쓰기 싫어서 그렇죠 <- 이런 말)
그래도 해야겠다. 오늘날 가장 필요한 공동의 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