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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묵상

2020년 3월 30일 월요일 사순 제5주간, 제1독서 낭독 및 묵상

제1독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3,1-9.15-17.19-30.33-62

 

사순 제5주간 월요일 제1독서(1).mp3
9.43MB

 

복음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11


오늘 독서는 수산나라는 여인이 재판관인 원로 두 명에게 함정에 빠져 성폭행을 당할 처지에서 다니엘 예언자의 도움으로 이겨내는 장면이다. 복음은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독서와 복음은 다음과 같은 주제로 공통점을 지닌다. '간음', '함정', '재판'(거짓 증언) 

 

최근 'n번방' 사건으로 사회가 시끄럽다. 기사들은 대부분 가해자 중심으로 보도되고 있다. 가해자의 처벌에만 관심이 있다. 그런데 어떤 글은 피해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마치 이 사건의 피해자는 오늘 독서에 나오는 수산나의 여인과 간음하다 붙잡힌 여성의 처지와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성착취와 관련된 흉계에 빠지게 된 것이며,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황과 그 사건에 홀로 남게 된 것이다. 아주 과거의 일이 아닌, 오늘날에도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으로서 겪는 부당함, 수치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이 인간의 '죄'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느끼게 된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말씀하신다. 그러자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떠나갔다고 한다.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가 어떻게 해서 현장에서 붙잡혔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그를 붙잡아온 이들은 어찌된 일인지 예수님의 말씀에 반발하지 않는다. 그분을 고소할 구실을 가진 이들이 너무 쉽게 물러난 것이다. 그들은 아마도 그 여자를 붙잡을 때, 어떤 불법을 저질렀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죄들을 지었을 것이다. 무죄한 이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여자는 예수님 덕분에 살게 됩니다. 앞으로 죄를 짓지 않게 된다면 구원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을 고소하려는 이들은 아직 죄의 용서를 받지 못한 채 떠나갔다. 그들은 사실 예수님께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 그러지 않은 결과 그들은 더 큰 죄악인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데 더 힘을 쓰게 된다.

 

'n번방' 사건은 독서와 복음과 관련해서 우리에게 성찰할 거리를 던져준다. 한 사람의 인격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욕망이나 쾌락의 도구나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늘날 여성은 과거에 비해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 나는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해서 타인에게 부당한 처사를 보이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