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교회상식] 영대(stole)
신부님들의 복장 중에 흰색 장백의 위에 목에 걸쳐 무릎까지 늘어지게 맨 좁고 긴 띠를 보셨을 겁니다. 그것을 영대라고 부르는데 성직자가 자신의 성무 집행의 표시로 착용하는 전례복의 한 종류를 말합니다.
고대 동방에서 상용하던 장식술이 달린 화려한 목도리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 이 영대는 교회에서는 4세기경 부제들이 명예를 표시하는 휘장으로 처음 사용하였고 6세기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영대는 예수님의 고난을 상징하는 밧줄을 의미하기도 하고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기 전날 밤 성 목요일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닦기 위해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요한 13,4-5)을 상징하기도 하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멍에”(마태 11,30)의 의미를 지니기도 합니다.
아울러 영대는 성품성사를 받은 성직자의 직책과 의무, 권한과 품위를 나타내는데 고해소에서는 사죄권을, 그 밖에 세례식이나 기타 의식을 집전할 때는 집행 권한을 나타냅니다. 뿐만 아니라 사목자로서 지녀야할 영적인 덕행을 상징하며 대중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제직의 거룩함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사제는 영대를 착용하기 전에 영대 상단에 있는 십자가에 입을 맞춘 후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 주님께 봉사하기에 합당치 못하오니, 원조의 타락으로 잃은 불사불멸의 영대를 제게 도로 주시어 주님의 영원한 즐거움을 누리게 하소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이전에는 영대를 착용할 때 주교를 제외한 사제는 영대를 X자가 되도록 교차해서 착용하였으나 지금은 주교나 사제나 똑같이 양쪽이 평행 되게 하고 부제는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오게 비스듬하게 착용합니다. 영대는 장백의 위에 띠로 고정시켜 착용하는 사제 영대(sacerdotal stole)와 제의와 장백의를 융합한 장백의식 제의나 중백의, 소백의 위에 착용하는 사목 영대(pastoral stole)로 구분되는데 사목 영대는 가슴 높이에서 끈으로 연결되어 한쪽이 다른 쪽보다 밑으로 쳐지지 않게 잡아 주며 띠로 고정시키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길이 2.5m, 넓이 10cm 정도로 제의와 동일한 재료, 색깔로 만드는 영대는 전례력에 따라 그리고 전례의 성격에 맞춰 색깔을 바꿔서 착용합니다. 고해성사를 집전할 때는 통회와 보속의 의미로 보라색을, 세례성사, 축성, 성체강복이나 병자성사를 집전할 때는 흰색을 착용하고 그 외에는 제의와 동일한 색깔의 영대를 착용합니다.
미사와 성사 그리고 축복 등 모든 성무집전의 순간에 사제는 반드시 영대를 착용합니다. 그만큼 전례를 집전하는데 있어서 영대는 꼭 필요한 예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대를 통해서 전례 집전자는 사명을 드러내고 전례를 통해 베푸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가시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2016년 4월 24일 부활 제5주일 대구주보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