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론

연중 제15주간 수요일_철부지에게 계시된 하늘 나라의 신비

Priest 2021. 7. 14. 10:00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

 

+찬미예수님

방송으로 미사 참례하시는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은 혹시 예비 신자 기간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교리를 잘 몰라서, 예비자 반에 들어가서 교리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평신도 교리교사가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는 것과

하느님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설명해 주시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았었습니다.  

저녁에 교리를 배우면서 재밌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희 본당은 예비자 교리를 시행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28명의 사람들이 교리를 듣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신자이지만 재교육 차원에서 듣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새로 바뀐 교리서에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예비 신자로서의 여정을 시작한 후, 나에게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는지 생각해 보고 함께 나누어 봅시다."

 

저는 이 질문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는데,

예비자들이나 재교육자 분들의 답변을 읽어보면서

오히려 제 자신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기도와 성경 쓰기, 교리를 통해서 삶이 좋은 쪽으로 변화되었다고 진술하고 있었습니다.

비대면 교리라서 걱정이 되었는데, 그들은 하느님을 체험하면서 예비 신자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이렇게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 

<주석성경>을 보면, 여기서 “철부지”에 해당하는 그리스 말은 본디 ‘아이’, 그래서 ‘미성년자, 미숙한 자’를 뜻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 아니라, 교육을 받지 못한 이, 지혜를 갖추지 못한 이를 가리킵니다. 일차적으로는 제자들이라 하고 그 제자들에게 하늘 나라의 신비를 드러내 보여주었단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오늘 말씀은 제자들 뿐만 아니라,

예비 신자들, 그리고 저희를 처음 불러주셨을 때의 상황에도 해당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전혀 모르지만,

배우고 기도하면서

하느님을 따르겠다는 순수하고 겸손한 모습이 복음에서의 '철부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철부지'와 같은 예비 신자들의 답변을 보면서, 

정말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루지는 것"을 체험합니다.

이를 통해 저는 아버지께서는 계속해서 성자와 성령과 함께 일하고 계심을 발견하였습니다.

 

영상으로도 함께하는 교우 여러분

'철부지' 같은 저희들에게 하느님께서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내 보여주셨습니다.

이 미사를 통해서 그러한 사랑과 은총을 베풀어 주신 주님께 감사해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하늘 나라의 완성을 위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오늘도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