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론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강론

Priest 2020. 7. 27. 06:00

1. ‘뻥이요’

어릴 때 기억나는 장면 혹은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뻥이요’입니다.

동네에 가끔 어떤 아저씨가 리어카에 무슨 대포 같이 생긴 기다란 철제 통을 실고 와서 그것 안에 여러 곡물을 넣고 빙글빙글 돌리더니 갑자기 그 아저씨가 ‘뻥이요’하며 소리를 치면 정말로 그 안에서 밖으로 부풀어 오른 뻥튀기가 다량으로 나왔던 기억입니다. 그 안에 누룽지를 넣고 나온 것들을 설탕에 찍어 먹을 때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2. 하늘 나라는 ‘뻥이요’의 경험처럼 느껴진다

작은 것들이 들어가서 엄청 많이 나오니깐 신기했고, 맛이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원리와 소리가 어릴 때 신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때 만약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하늘 나라는 ‘뻥이요’와 같다고 하셨더라면 금방 믿지 않았을까 합니다.

 

3.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

오늘 복음은 비유 설교의 세 번째, 네 번째를 다루고 있습니다.

겨자씨와 누룩이 비유인데요.

복음의 내용을 조금 자세히 보면,

겨자씨는 팔레스티나 씨앗 품종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입니다. 겨자씨는 보통 1-2미터 정도 자라는 1년생 풀이라 새들이 깃들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비유는 과장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자씨의 비유가 지향하는 것은 생명력과 그 생명력이 다른 민족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입니다.

누룩의 비유는 앞서 말씀드린 ‘뻥이요’와 비슷한 감이 있습니다. 밀가루 서 말(약39리터)을 반죽하면 100-150명이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비유는 하늘 나라도 현재 숨겨 있는데 미래에 엄청나게 확장되리라는 말씀입니다. 곧 하늘 나라의 확장성을 말합니다.

 

4. 비유가 가리키는 것

‘뻥이요’는 제 어린 시절 하나의 추억입니다. 그런데 그 추억은 저로 하여금 겨자씨의 비유와 누룩의 비유처럼 하늘 나라를 이해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줍니다. 하늘 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젠가는 엄청나게 나타난다는 사실과 그 기쁨을 말입니다.

 

두 비유는 하늘 나라의 생명력과 확장성이 무한대라는 것을 말합니다. 영원하다는 의미죠.

그런데 이러한 신비는 하늘 나라에 관한 동경으로 우리를 인도하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이 드러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늘 나라는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되었고, 완성될 아버지의 나라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에 관한 비유들은 우리가 그 나라의 상속자이며 하느님의 백성이며 자녀라는 기쁜 소식임을 말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