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간 목요일 강론
* 말씀 보기
예레 2,1-3.7-8.12-13
<그들은 생수의 원천인 나를 저버렸고, 제 자신을 위해 갈라진 저수 동굴을 팠다.>
-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서 단단히 화가 나신 것 같다.
- 애지 중지 키웠는데, 하느님을 저버리고 바알 신을 섬겼기 때문이다.
- 중립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눈앞의 이익을 추구했고, 하느님 입장에서는 배은망덕한 백성이다.
마태 13,10-17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 제자들이 예수님께 문제 제기를 한다.
- 이에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 신비는 허락된 이들에게만 이라고 하시며 자세히는 응답(노력) 부족을 언급하신다.
개요
1.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2.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 가진 자는 더 넉넉해지고, 그 반대는 그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3. 1번의 답변 이유는 보고 들을 태도가 안 되었다.(무딘 마음, 제대로 듣지 않음, 눈을 감음)
제목: 하느님 나라의 신비와 응답
0. 비유 설교
마태오 복음 13장은 맨 끝 단락을 제외하고 비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5-7장의 산상설교, 10장의 파견 설교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오는 설교 집성문입니다.
13장에서 예수님의 메시지는 '하늘 나라'에 관한 일곱 비유입니다.
비유는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분명히 하려고 옆에 무언가를 놓아 비교한다는 뜻입니다.
씨 뿌리는 사람, 가라지, 겨자씨, 누룩, 보물, 진주 상인, 그물과 같이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비유로 제시함으로써, 보통의 담화로는 전달할 수 없는 하늘 나라의 한 단면을 알아듣기 쉽게 전달합니다.
1. 하늘 나라의 신비는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이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7월 12일(연중 제15주일 가해)에 들었던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 비유는 원래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는 농부의 희망을 말하며, 예수님께서도 끝까지 복음 선포를 계속해 나가시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이렇게 비유로 많이 말씀하시는 이유를 묻게 됩니다.
그 이유는 비유가 하늘 나라의 신비를 쉽게 설명하는 역할보다는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죠.
곧 허락된 이들에게만 그 신비를 전달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일종의 암호와 같았던 것입니다.
2. 감독이 선수에게 경기운영을 설명하는 용어를 일반인이 알아듣기 어렵다
예전에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프로가 있었습니다. 예능과 생활체육을 결합해서 연예인과 일반인이 여러 종목별로 대결하는 프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본 것이 그중 특집인 것 같은데, 종목이 탁구였고, 88년 올림픽 국가대표였던 선수들과 연예인들과 편을 나눠서 탁구를 진행하는 경기였습니다. 이 중 한 경기는 연예인 조달환 씨와 일반인 조한성 씨가 대결을 펼쳤습니다. 그 둘의 경기는 막상막하였고, 매 점수 때마다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팽팽했습니다. 점수가 엎치락뒤치락할 때마다 코치진에서 타임을 불렀고 경기 운영 방식에 관해서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코치의 설명이 탁구를 잘 모르는 사람은 잘 알아듣지 못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탁구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이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였고, 더욱이 그 조언대로 할 수 따라갈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국말이라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늘 나라 신비 역시 비슷합니다.
3. 하느님 나라의 신비에 관한 응답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은 인간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하느님의 선물로 주어집니다. 마치 모든 이에게 똑같이 해가 비추고 비가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 신비에 관해서 헌신적인 응답이 요구됩니다. 해를 태양열로 변화시키는 것이나 비를 담기 위해 댐을 만드는 것은 인간의 노력이 필요하듯이, 신비를 알아듣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려고 하고, 주님의 말씀에 열정과 열성을 보여야 하며, 헌신하는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4. 감사, 응답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늘 나라의 신비를 선물로 알려 주셨음에 먼저 감사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각자 안에 세례를 통해서 그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그 씨앗을 소중히 다루며 주님과 함께 잘 키워나가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응답이고 헌신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처음부터 농부가 될 수 없습니다. 초보 농부이지만, 교회 안에서 성령의 도우심과 본당 공동체를 통해서 서로 도와가며 개인과 공동의 밭을 잘 가꾸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 참고 문헌: 이우식, <마태오 복음>, 바오로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