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론

03 목욕을 거부하는 개_부활 제4주일 가해

Priest 2020. 5. 2. 21:02

손 주교님의 '코로나 19 영성'

4월 26일 손희송 주교님이 명동성당에서 '코로나 19'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는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미사 전 이름을 기재할 때, 내가 하느님의 자녀로 등록됐음을 다시금 기억하고,

발열 확인을 하면서 '내 마음의 사랑의 온도는 얼마나 될까' 돌아보며,

정해진 자리에 앉으면서 과연 내 인생의 자리는 제대로 찾아가는지 돌아보면 좋겠다"며

"마스크를 하는 동안 그전에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살진 않았는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그간 남의 일에 너무 관여하진 않았는지 돌아보는 고찰도 해보자"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이와 관련해서 귀는 하느님을 향하게 해서 다시금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좋겠다고 여겼습니다.

 

부활 제4주일 말씀

1) 제1독서 사도행전 2,14ㄱ,36-41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삼천 명가량이 세례를 받게 되는 장면입니다.    

 

2) 제2독서 1베드 2,20ㄴ-25

선을 행하는데도 겪게 되는 고난을 견디어 내는 것이 하느님의 은총임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예수님께서 본보기로 보여주셨습니다. 모욕과 고통을 달게 받으시고,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습니다.

 

3) 복음 요한 10.1-10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양들의 문으로 빗대어 말씀하십니다. 양들은 목자의 목소리를 알아듣습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납니다. 누구든지 당신을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영생)을 받습니다. 

 

목욕을 거부하는 개

최근에 큰 개를 목욕시키는 영상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욕실이었고 욕조에는 물이 받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개가 한쪽 구석에서 주인이 부르는데 하늘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주인이 욕실 문을 열어 놓고 밖으로 나가라고 해도 꿈쩍하지 않았으며, 그 개가 좋아하는 땅콩 잼을 코 앞에 대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주인이 그 개를 불러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내를 가지고 계속된 부름에 개는 욕조에 스스로 들어갑니다. 다 씻고 나서는 목욕 전과는 달리 매우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 영상 속의 주인과 개의 처지가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주인은 개를 위해서 어르고 달래고 기다리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습니다. 반면에 개는 분명 주인의 목소리를 알고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지만, 목욕이 너무나도 싫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목욕은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하지 않으면 계속 더러운 상태로 남게 되며, 그것은 자신에게 병이 생기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꼭 필요합니다. 코로나 19를 통해 우리가 한 가지 배운 것은 손 씻기와 같이 위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 또한 이와 비슷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 나무에 달리시어, 죄에서는 죽은 우리가 의로움을 위하여 살게 해 주셨습니다."(1베드 2,24) 이제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은 베드로 사도의 설교처럼, 회개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죄의 용서와 성령을 선물로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목소리, 주님의 의도를 알지만 회개, 깨끗해지기 위해 영혼을 씻는 것을 매우 싫어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그동안 편하게 생각했거나 추구했던 것, 습관 등을 버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개가 욕조에 발을 담그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주인인 씻어주는데 그것이 무척 싫었던 것처럼, 우리 또한 주님의 문으로 들어가면 구원을 받는데, 여기저기 한눈팔면서 모르는 척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제1독서에서 베드로 사도의 설교를 듣고는 군중들이 마음이 꿰찔리듯 아파하며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의 부르심에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을 통해 잠시 묵상해 보시고, 주님의 성체를 정성껏 받아 모시면서 주님 목소리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시면 좋겠습니다.

 

 

출처: http://naver.me/5k3Q2bW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