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강론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Priest 2021. 10. 26. 22:20

연중 제30주간 수요일(로마 8,26-30; 루카 13,22-30)

오늘 복음은 ‘구원과 멸망’을 다룹니다.
종말에 구원받을 사람이 많은지 또는 적은 지에 관한 질문은
유다인들 사이에서 논의되던 문제였습니다.
유다 묵시문학계에서는 종말에 구원받을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묵시문학에 관한 책인 제4에스드라에서는 종말에 구원받을 사람의 수효가 적다고 하고,
같은 책 다른 구절에서는 구원받지 못할 사람이 구원받을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합니다.
묵시문학의 영향을 받은 요한 묵시록에서는 그 수효를 14만 4천 명으로 규정했습니다(묵시 7,1-8).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겠느냐는 질문에
예수님께서 수효에 대한 답변이 아닌 방법에 관한 답변을 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답변하신 이유는
구원받을 사람들의 수효보다 어떻게 해서 구원받을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신앙생활(신앙생활이란 우리 안에 베풀어진 향주덕을 닦고
키워 나가는 삶입니다.)에는 중요도와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이는 성경과 성전,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고 분별해 내는 교도권에 따라 그 기준을 제시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원을 받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보다는,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구원을 받으려고 힘쓰고 있는지입니다.

유명한 공무원 시험 강사가 수험생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지금 너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가지지 말고,
그 시간에 시험공부 준비를 하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길거리에서 만난 그 사람뿐만 아니라,
저희 모두에게 말하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몇 명이 구원받는 것보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쓰는 게 더 시급하고 중요한 거다.
그러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고, 하느님께 감사 찬미 드리고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며 살아라.’라고 말씀하고 싶으셨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는 길이 ‘좁은 문’이기에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성령께 의탁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나약한 우리(성도)를 성령께서 도와주신다고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을 희망하며 오늘도 주님 따르기로 다짐합시다.

<신약성경 주해> 참고